• Hyungsub CHOI

프랑스 유학 이전

프랑스 유학 이전,

국내 대학에서 불교회화(탱화)를 학습 했다. 반복된 선 긋기를 통한 원색의 사용으로 불교 경전의 내용을 그리는 게 주요 특징이다. 졸업 말미, 정해진 방식의 표현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. 한국문화의 큰 줄기로서 불교미술의 미감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간직한 채, 종교미술의 범주에서 벗어나 더 넓은 현대미술과의 만남을 위해 프랑스 유학을 결심했다. 살불살조(殺佛殺祖)의 자세, 즉 부처의 형상을 버리고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로 선 긋기를 회화작품에 다시 도입하게 되었다.

탱화 幀畵 나 단청 丹靑 에 적용되는 일정한 두께의 절제된 선, 철선묘(鐵線描)와 색을 칠하는 바림, (그라데이션 gradation 효과)기법을 구불구불한 선(line)하나에 융합시켰다.

이러한 선 긋기 방식은 개념적이며, 직선에 비해 많은 시간이 할애되지만, 리듬감을 불러일으키고 좀 더 내 신체에 집중 할 수 있는 느낌을 준다. 화폭 위에 붓을 밀착시키며 곡선을 따라 몸이 나아감과 동시에 남겨진 붓질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, 작품과 내가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 흥미롭다.

화면에 선을 채워 나가며 빈 공간을 더 채워 나갈지 그만 멈출지, 다음의 색은 어떨지 매 순간이 결정의 연속이다. 반복된 행위에서 비롯된 각각의 선 모양들은 미세하게 차이가 생긴다. 이들이 모여 평면화면에 공간감을 불러 일으켜 화면을 풍부하게 한다. 시간에 따라 수 차례 축적된 붓질의 흔적들을 거리를 두고 바라 보면 또 다른 우주, 내면의 풍경 이 펼쳐진다.

2016년 이래로 Sentiment+graphie (감정, 내면+ 기록)이란 뜻의 Sentimographie 연작으로 이어오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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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 반복된 선 긋기는 일상의 인상적 경험의 시각화, 지진계와 같은 몸짓의 기록, 호흡의 진동, 글쓰기 같은 행위 습관이 되었다. 반복이 강조되는 단색화에서 박서보를 대표하는 몇몇의 작가들은 '수행'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, 시각적으로 말랑말랑한 내 작품에 다소 어울리지 않은 표현인 것 같고,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내면의 울림을 음미함에 따라 나오는 결

#1

추상작품은 마치 가사없는 멜로디와 같고 구상작품은 가사있는 노래와 같고 가사가 있어 마음에 와 닿을 때도 있지만, 가사가 없어 더 깊은 울림을 받을 때도 있는 법.